그림을 그리는 방법만 열심히 가르친다고 해서 학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 솔직하게 나의 이야기부터 거짓 없이 풀어낸다. 그러면 어색해 하던 학생들은 천천히 마음의 빗장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꿈이 얼마나 매력적이며 미술과 연관된 삶의 미래가 얼마나 가치 있고 보람된 일인지 마음가짐을 단단히 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인간적 교류와 대화를 통해 서로의 거리를 좁혀 나가는 과정으로부터 신뢰는 생겨난다. 선생님은 끊임없이 학생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주어야 한다.

선생님이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됐을 때 비로소 교육은 시작된다. 사교육 현장에 있어서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학생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장점을 알아봐 주고 자신만의 특성을 개발시켜 튼튼한 나무가 될 수 있도록 가장 중요한 토대를 만드는 역할이 바로 학원 선생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맺어진 사제 간의 신뢰와 정은 졸업 후에도 찾아올 정도로 끈끈하다.

일본 입시 미술을 준비하는 많은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무작정 많이 그리게 하거나 주입식 수업 방식으로 대학을 보낸다. 이는 입시로 끝나버리는 단기 교육이며, 대학에 들어가면 스스로의 탐구와 흥미로 작품을 제작해야 하는 미대생에게 있어서 치명적이다.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수업은 불필요하다.

수업은 미술에 대한 충분한 이론적 배경과 상황을 설명하고 계속해서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충분한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통해 학생은 선생님의 생각이나 외부에서 주입된 생각이 아닌 자신만의 해석을 가지게 되고 이것을 포트폴리오에 표현하게 된다. 학생들이 스스로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자기 효능감을 경험하고 그것이 긍정적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다년간의 수업 현장을 통해 경험하고 느낀 바라고 할 수 있다.